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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책

주택가격의 왜곡 보도를 제한하라!

by cutemom 2025. 5. 3.

대한민국 주택시장, 특히 서울 및 수도권 고가 주택의 시세 형성 과정에서 흔히 지적되는 문제 중 하나는 "고가 거래는 즉시 반영되고, 저가 거래는 무시되는 경향"입니다. 이는 단순히 시장의 현상이 아니라, 언론 보도 방식, 정부 정책의 방향성,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1. 언론 보도의 선택적 프레이밍 (Framing)

언론은 본질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정보를 우선적으로 보도합니다. 특히 부동산 보도에서는 가격이 크게 오른 사례, 신고가 거래, 강남 재건축 급등 등의 이슈가 클릭 수를 유도하고 정치적 반향을 만들기 쉬운 소재입니다.

  • 예를 들어, 20억에 거래되던 아파트가 26억에 거래된 경우는 '신고가'라는 제목으로 빠르게 보도되지만,
  • 반대로 20억에서 18억에 거래된 사례는 '일시적 하락', '급매물 특이사례'라며 축소 또는 아예 보도하지 않습니다.

이는 언론이 "가격 상승 → 시장 과열 → 정부 개입 필요성"이라는 내러티브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유도하려는 경향 때문입니다.

심리적 효과

이런 프레이밍은 대중에게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인식을 고착시키며, 저가 거래가 실제로 더 많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시장의 '노이즈'로 간주됩니다.

왜곡보도
주택가격의 왜곡보도


2. 정부 정책의 시그널 효과와 세수 확보 목적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 억제를 주요 정책 목표로 삼는 동시에, 가격이 실제로 오르고 있다는 신호를 인식하는 순간 규제 또는 세제 강화 조치를 단행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세 반영의 기준은 '고가 거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과세 기준의 상승 유도

  •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을 통해 보유세 및 양도세 부과 기준을 강화하려 합니다.
  •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최근 실거래가'이며, 특히 고가 신고가 거래가 적극 반영됩니다.
  • 반면 저가 거래는 ‘일시적 급매’, ‘특이 거래’로 분류되어 배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렇게 되면 고가 거래는 세수 확대의 근거로 작용하고, 저가 거래는 정부 입장에선 활용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2) 시장 안정 시그널 회피

  • 저가 거래가 다수 발생할 경우, 이는 시장이 안정되거나 하락 국면으로 전환된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정부가 이를 인정하면 그간의 고강도 규제 정책 정당성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저가 거래는 정책 메시지를 방해하는 '비주류 데이터'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3. 통계 작성 및 시세 반영 방식의 구조적 한계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세는 대표적으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 KB부동산 시세, 감정원 시세, 네이버 부동산 호가 데이터 등을 통해 형성됩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나 플랫폼 모두 다음과 같은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1) 거래 수의 편차

  • 고가 주택은 거래량이 적은 대신, 금액이 크고 주목도 높음.
  • 따라서 통계상에서는 1~2건의 고가 거래가 평균값에 큰 영향을 줍니다.

(2) 이상치 처리 기준의 불균형

  • '정상 거래' 기준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고가 거래는 정상이지만 저가 거래는 이상치로 제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예를 들어, 시세보다 낮은 거래는 '가족 간 거래'나 '급매'로 간주되며, 공식 시세에서 제외됩니다.

이로 인해 시장 참여자는 고가 거래를 기준으로 한 왜곡된 시세 정보를 접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가격 기대치는 상방으로 고정되는 구조가 됩니다.


4. 시장 참여자의 인식과 심리적 편향

대다수 사람들은 "가격이 올랐다"는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가격이 내려갔다기보다는 올랐다는 정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행동합니다.

이로 인해:

  • 매도자는 고가 실거래를 근거로 가격을 올려 부릅니다.
  • 매수자는 고가 실거래에 따른 추격 매수 심리가 유발됩니다.
  • 부동산 중개업소 역시 고가 사례를 기준으로 시장을 해석하려 합니다.

이러한 기대 심리는 저가 거래를 무시하고 고가 거래를 정당화하는 프레임을 더욱 강화하게 됩니다.


5. 결론: 구조적 문제와 그에 따른 인식 왜곡

고가 거래만이 시세에 반영되고, 저가 거래는 무시되는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나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복합적 요인의 결과입니다:

  • 언론의 자극적 프레이밍과 클릭 중심 보도 구조
  • 정부의 과세 정책 및 시그널 관리 의도
  • 부동산 통계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
  • 대중의 심리적 편향과 기대 심리

이로 인해 주택 시장은 실거래의 평균적 흐름과는 동떨어진 "상승 중심의 왜곡된 시세 구조"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결국 이는 실수요자의 피해와 시장 왜곡,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으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데이터 처리와 보도 기준 정립이 절실한 시점입니다.